인제8경

대암산용늪

커다란 바위산의 용늪"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 정상 해발 1,280m. 민통선 내에 있는 남한 유일의 고층 습원지인 대암산용늪. 동서로 275m, 남북으로 210m나 뻗친 엄청난 크기의 자연 습지가 정상의 산봉우리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산 정상에 습지가 만들어진 곳으로는 남한에서 유일한 곳이어서 더욱 가치가 높은 곳

대암산은 커다란 바위 산이란 뜻의 이름처럼 산자락부터 정상에 이르기까지 집채만한 바위들이 펼쳐진 험한 산이다. 하지만 정상 가까이 올라가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동서로 275m, 남북으로 210m 뻗친 엄청난 크기의 자연 습지가 정상의 산봉우리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사초과의 식물들이 바람 때문에 항상 누워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잔디 깔린 축구장처럼 보이는 이 자연 습지의 이름은 용늪이다. 용늪이란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지난 1989년, 자연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대암산 용늪은 이처럼 산 정상에 습지가 만들어진 곳으로 남한에서 유일한 곳이어서 더욱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고층습원인 용늪은 약 4500년 전 형성된 것으로 식물체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채 퇴적된 이탄층으로 4천년 간의 생물체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연보고로 97년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람사협약(습지보전국제협약)에 가입하면서 습지1호로 환경부가 자연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용늪의 면적은 7,490m2로 95년 환경부 조사결과 순수습원식물 22종을 비롯해 112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에서도 세계적으로 진귀한 금강초롱꽃과 비로용답, 제비동지꽃, 기생꽃이 서식하고 있다.

용늪의 바닥에는 채 썩지 않은 식물들이 쌍여 스펀지처럼 물컹한 지층을 이룬 이탄층이 발달해 있다. 보통 식물이 죽으면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땅 속에 묻히게 된다. 그러나 기온이 낮고 습기가 많은 습지에서는 식물이 죽은 뒤에도 썩거나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쌓여 짙은 갈색의 층을 이루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이탄층이다.

용능에 만들어진 이탄층은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1m 깊이이며, 깊은 곳은 1m 80cm나 돠는 곳도 있다. 용늪이 그만큼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습지라는 얘기가 된다.

이탄층 속에 썩지 않고 남아 있는 꽃가루 따위를 분석하면 수천 년에 걸친 그 지역의 기후 변화와 식물의 변천 과정 등을 알아볼 수 있다. 그래서 흔히 고층 습원을 자연의 고문서 또는 타임캡슐이라 부르기도 한다.

식물학자들이 용늪의 이탄층에서 꽃가루 따위를 분석한 결과, 용늪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자그마치 4천2백년 전쯤. 용늪 이탄층의 맨 밑바닥에서는 포자가, 그리고 그 뒤 1천 년 동안 더 쌓인 지층에서는 신갈나무가, 다시 2천 년 정도 더 흐른 지층 윗부분에서는 소나무 꽃가루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탄으로 만들어지는 늪은 크게 갈대나 사초처럼 습한 곳을 좋아하는 식물이 분포하는 저층 습원과 예지풀이나 진퍼리새 등 건조한 상태에서도 살 수 있는 식물이 분포하는 중간 습원, 그리고 그보다 더 이탄이 두꺼워지는 오직 빗물만으로 자랄 수 있는 물이끼류 같은 식물만이 사는 고층 습원으로 구분된다. 용늪은 이 가운데서도 고층 습원. 그래서 용늪 전체에서는 물이끼가 뒤덮여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 자연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출입통제 구역이다.

등산코스안내

  • - 자연생태계 보호구역: 원주지방환경청
  • - 군사보호구역: 해당 지역 군부대

이용안내

용늪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관련기관과 사전 협의를 하셔야 됩니다.